목회자 납세와 관련해 기재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대한 연합기관들의 논의가 본격화됐다.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미래목회포럼 한국교회언론회를 비롯해 교계 조세 전문가가 참여한 ‘목회자 납세 대책위원회’가 8월21일 한국교회연합 사무실에 모여 종교인 과세방안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을 도출하기 위해 토론에 임했다.

위원회는 차후 공청회 등을 통해 종교인 과세 방안에 대한 교계 의견을 수렴해 나가기로 했으며 현재의 세법개정안을 수정 보완해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하지만 회의 초기 의견 일치는 쉽지 않았다. 기타소득세 과세와 근로소득세 과세에 대한 찬반 입장이 갈렸고 원칙적으로 종교인에 대한 과세와 면세로도 의견이 나뉘었다.

또 일부 종단의 경우에는 성직자의 통계가 비교적 정확하게 잡히는데 반해 원칙적으로 사례가 없는 스님들이나 무속인들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형평성의 문제도 여전히 제기됐다.

예장통합 세정대책위원장 김진호 장로는 “종교단체에 대해서는 비과세 원칙이 맞다. 단 성직자의 개인 소득에 대해 정부가 과세를 하겠다는 입장을 잘 이해해야 한다”면서 “과세 현황을 보면 정부가 육성해야 하는 분야에 있어서는 세금을 줄여주기도 한다. 종교단체는 육성해야 할 대상이니 원칙적으로 세금을 내되 세금 절감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만석 목사는 “세금을 내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다만 목회자가 기타소득세로 세금을 신고한들 세무서에서 믿지 못하면 한번 뒤져보자며 교회 재정장부 공개를 요청할 경우 다 보여줘야 한다”면서 “투명성의 원칙에 의해 장부를 공개하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이것이 빌미가 되어 정부가 교회를 쥐락펴락하는 상황이 초래된다던지 종교가 세상 권력의 휘하에서 간섭의 대상이 될까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고명진 목사는 “세법개정안이 실시되고 나면 교회가 반대하고 법을 안지킬 경우 당연히 조사가 들어오게 된다. 우리가 세법을 연구하여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신학교에서도 목회자 세금 과목을 신설해 인식 변화를 가져오는 등 시간이 더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명일 목사는 “성직자 납세가 된다 안된다 우리끼리 말은 하지만 이미 인터넷상에서는 성직자들이 세금 조금 내고 면죄부를 받으려 한다는 비판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세금을 낸다고 해서 개신교의 이미지 상승 효과는 이미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신광수 목사도 “정부가 성직자들로부터 세금을 받기로 결정한 상황에 찬성이냐 반대냐는 의미가 없다”면서 “어떻게 하면 더 유익하게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효상 목사는 “공청회를 가져서 종교인 납세에 대한 이슈들이 공론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교회에 세무 인프라도 구축해야 하고 교단별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해서 발표하는 일도 필요하다”면서 여론 수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시간 가까이 회의를 지속한 이들은 과세 방침에 무조건 찬성하거나 반대하기보다는 보완해야 할 사안을 검토해 전달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 2월 출범한 이후 성직자 납세를 보류하는 듯한 정부의 움직임에 특별한 활동을 이어오지 않았던 위원회는 이날 새롭게 조직을 재정비하고 한국교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등 본격 활동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한교연 사무총장 김춘규 장로 사회문화국장 신광수 목사 한 장총 상임부회장 유만석 목사 총무 이경욱 목사 사회인권위원장 박종언 목사 사무총장 김명일 목사 한국교회언론회 사무총장 이병대 목사 사무국장 심만섭 목사 미래목회포럼 부대표 고명진 목사 사무총장 이효상 목사 예장통합 세정대책위원장 김진호 장로가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