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약속 탈북민

(한국교회 국내외 탈북민 사역의 진단)

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 마요한 목사

들어가는 말

한국교회에게 있어서 통일선교는 이젠 피할 수 없는 소명으로 되어가고 있다. 특별히 분단 70년이 되는 올해에 한국교회 가운데 북한선교와 관련된 많은 사역들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면서 이 나라의 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때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70년이라는 숫자에 너무 집착하다가 올해를 넘기게 되면 오히려 좌절하지나 않을까 정말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한국교회가 더 확신을 가지고 준비해갈 수 있을까 유행처럼 한 번 소용돌이 하다가 지나가지는 않을까에 대한 우려이다. 회복의 숫자인 70년은 숫자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영적인 의미를 더 많이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회복의 70년은 하나님께서 이루실 70년이다. 그 70년은 한국교회가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올해가 될 수도 있고 내년이 될 수도 있으며 10년이나 20년 후에 이루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시대적인 상황 앞에 영적으로 깨어있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보여주시는 상황은 하나님의 회복의 때가 가까이 왔다는 것이다. 하여 그 회복을 위해 한국교회가 더 적극적으로 준비되길 원하신다.

하나님의 회복의 때가 가까이 왔고 한국교회가 그 사명을 감당해야한다는 가장 큰 사인이 바로 탈북민들이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탈북민들에 대해 말하거나 듣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탈북민들이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는 것은 물론 몇 개의 TV채널에서는 아예 이들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인기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우리 사회 속에 북한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어느새 익숙해진 시대에 살고 있다. 이미 이 땅에 3만 여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이 들어와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하고 사회 전반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 가운데는 국회의원도 있고 교수와 박사들도 있으며 의사와 사업가들도 있다. 물론 수십여 명의 목사들도 배출되었다. 탈북민들이 남한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지 20년이 채 안되고 그 숫자도 아직 3만 명밖에 안되지만 마치 그 역사가 수십 년이 되고 수십만이 되는 듯이 전 사회적으로 알려지고 이슈화되게 된 것은 이들이 특별한 능력이나 재능의 소유자여서가 아니다. 그것은 북한의 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때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땅의 회복을 이룸에 있어서 한국교회가 감당해야할 역할이 크고 중요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한국교회로 하여금 그 일을 잘 준비케 하시려고 이 땅에 탈북민들을 보내셨고 또한 그 계획을 깨달을 수 있도록 그들을 부각시키시는 것이다.

이제 탈북민 사역은 북한선교를 준비하는 교회라면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사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탈북민들을 이 땅에 보내신 것은 하나님의 분명한 뜻과 계획이 있으시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비밀스럽게 느껴졌던 이러한 하나님의 계획이 북한의 회복과 복음통일을 준비하는 교회와 사람들에게는 이젠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하여 이제 많은 한국교회가 북한의 회복과 통일을 준비하고 이룸에 있어서 탈북민들의 중요성을 알고 그 사역들을 감당하고 있다. 북한사역을 하는 교회들과 사람들이라면 탈북민들이 북한의 회복을 준비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보내주신 선물이고 통일을 위한 마중물이라는데 대해 동감하고 있다. 더 나아가 최선의 북한선교가 탈북민사역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공감대가 시대적인 사명에 따라 교단과 교파 지역을 넘어 확장되고 있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내일이면 우리나라가 광복된 지 또 분단된 지 만 70년이 된다. 하나님께서 70년 만에 이스라엘을 바벨론포로에서 돌이키시겠다고 하신 약속을 이루셨던 것처럼 우리 민족에게도 반드시 회복을 이루실 것이다. 그때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기에 한국교회가 그 회복의 사명을 더 철저히 감당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북한선교의 핵심인 탈북민 사역들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그를 위해 먼저 탈북민들을 통해 한국교회에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뜻과 계획 그리고 한국교회에 있어서 탈북민들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탈북민에 대한 신앙적인 개요

하나님의 메신저로써의 탈북민

지금 이 땅에는 3만여 명의 탈북민들이 들어왔다. 북한과 같이 철저하게 폐쇄되고 통제된 병영식 세습독재체제 속에서 우상숭배 세뇌교육만을 받아왔던 북한주민들이 그 땅을 탈출하여 사선을 넘어 이 땅에 들어 온 것은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이 아니면 설명할 수가 없다. 이것은 분명히 북한을 향한 하나님의 회복의 때가 가까이 왔다는 사인일 것이다. 탈북민들이 이 땅에 3만 명이나 들어왔다는 것은 무너뜨릴 수 없는 사탄의 견고한 진처럼 보이는 북한이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확신시켜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그 뿐만 아니라 탈북민들의 출현은 그들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이루실 분명한 계획들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땅에 들어 온 탈북민들은 북한에 남아있는 2천 5백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단지 숫자적인 축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3만 명의 탈북민들과 2천 5백만의 북한 주민들의 계급별 계층별 퍼센트가 거의 일치하다는 통계도 있다. 이것은 북한 인구의 1 000분의 1에 해당하는 탈북민들만 잘 알아도 북한에 남아있는 2천 5백만의 동포들에 대해 알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통일은 단지 지리적이고 제도적인 통일만이 아니다. 복음적인 통일은 남과 북의 사람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음통일을 누가 준비해야 할까? 두말할 것 없이 당연히 한국교회가 준비해야 한다. 때문에 한국교회가 복음통일을 온전히 준비하기 위해서는 탈북민 사역을 잘 감당해야만 하는 것이다. 3만여 명의 탈북민들을 잘 품는 것이 곧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사람의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것이 곧 하나님의 뜻이고 계획이라고 확신한다.

하나님나라의 동역자로서의 탈북민

이제는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관점에서 탈북민에 대해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우선 이 땅에 온 탈북민들은 단지 살길을 찾아 이곳까지 흘러들어 온 사람들이 아닌 한국교회로 하여금 다가 올 복음통일을 연습시키기 위해 먼저 보냄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탈북민들은 한국교회에 보내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신뢰의 마음이 들어 있다. 그것은 북한의 회복을 반드시 한국교회를 통해 이루시기를 원하시는 마음이다.

물론 북한이 우리의 땅이고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우리의 동족이기에 그리고 한국교회가 북한 땅에 복음의 빚을 지고 있기에 한국교회가 북한선교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 일에 대해 기뻐하신다는 것이다. 실은 한국교회가 이 나라가 분단되는 순간부터 북한의 회복을 위해 복음통일을 위해 기도해 왔다. 하나님께서는 그 간절한 간구를 들으시고 때가 되매 한국교회로 하여금 복음통일의 사명을 잘 감당하게 하시려고 탈북민들을 이 땅에 보내신 것이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북한의 회복을 위해 계속해서 기도해 왔지만 정작 복음을 전할 동족의 땅인 북한과 그 땅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 수가 없었고 그것으로 인해 한국교회의 북한선교 사역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한국교회의 그런 안타까움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북한의 문을 여시기 전에 한국교회로 하여금 온전히 준비케 하시려고 먼저 탈북민들을 보내주셨다. 한국교회는 탈북민들과 함께 먼저 이곳에서 작은 통일을 연습하고 또한 그들을 통해서 북한과 그 땅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상황에 대해 깊이 알아갈 수 있어 북한의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기도와 준비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탈북민들은 복음통일을 이루기 위한 한국교회의 동역자들이다. 한국교회와 탈북민들이 함께 하나 됨을 연습하게 된다면 또한 북한의 문이 열릴 때에 더 큰 하나 됨들을 이루어가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이 땅에 온 탈북민들이 복음 안에서 새롭게 되어 고향을 회복하기 위한 하나님의 사명자로 쓰임을 받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교회가 탈북민들을 이러한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분명 한국교회를 통한 북한선교 사역은 새롭게 준비될 것이고 또한 북한회복의 역사는 더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루어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탈북민 사역 현황 및 진단

이제 한국교회를 통해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탈북민 사역들에 대해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현재 한국교회 내에서 탈북민들을 위한 다양한 사역들이 있다. 탈북민들을 위한 사역은 크게 해외 사역과 국내 사역으로 분류된다. 해외사역으로는 해외 탈북자들에 대한 신앙양육과 보호 구출사역 그리고 탈북 2세들에 대한 지원사역 등이 있다. 국내사역으로는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들에 대한 정착지원과 함께 교회 내에서의 신앙양육 예배 등 여러 가지 사역들이 있다.

1. 해외 탈북자 사역

1) 보호 및 구출 사역

해외 특히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보호와 신앙양육 그리고 구출사역은 북송(北送)에 대한 불안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탈북자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역이다. 이 사역은 해외 탈북자들에게 있어서 유일한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땅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어려움과 고통을 당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보호하고 구출하는 것은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잃었던 자유를 되찾아 주기 위한 중요한 사역이다.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한 부류는 북한을 탈북하여 불안 속에 떠다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주로 가족 혹은 독신으로 움직이며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많으며 대체로 탈북한지 그리 오래지 않다. 이 부류에 속한 사람들은 점점 그 수가 감소하여 지금은 산발적으로 나타난다. 또 다른 부류는 인신매매되어 중국에서 살고 있는 탈북여성들이다. 이들은 대체로 중국 시골에 사는 한족 또는 조선족 남성들에게 팔려가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인신매매된 탈북여성들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의 연령대가 많게는 20살 가까이 된다. 인신매매 된 탈북여성들 중에 간혹 괜찮은 남편을 만나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들도 있지만 많은 여성들이 생활능력이 없거나 술중독이 된 남성을 만나 무시와 폭행 고소의 위협을 당하면서 살아가는 경우들이 많다. 때문에 일부 여성들은 가정의 속박과 폭행에서 벗어나려고 탈출하기도 한다.

이런 어려움 가운데 있는 탈북자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한국교회에 있다. 물론 지금은 점점 그 숫자가 줄어가고 있지만 완전히 없어지기까지 한국교회가 그 사역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탈북자들에 대한 보호는 결국은 구출사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여전히 탈북자들에게 불안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언제 어떤 이유에서 중국공안당국에 붙잡혀 북송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때문에 어려움 가운데 있는 탈북자들을 구출하는 것은 그들의 인권과 생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역이다.

때때로 탈북자 보호 및 구출사역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난다. 우선은 사역단체들 간의 경쟁의식이다. 선의의 경쟁은 탈북자들을 좀 더 구출할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탈북자들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 탈북자 보호 및 구출 사역에는 재정과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사역이다. 보호와 구출에 필요한 베이스도 구축하고 또 그 일을 감당해야하는 사람들도 준비되어야 하기 때문에 한 번 구축된 루트가 계속적으로 사용되어야 이 사역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개설된 루트들에 비해 점점 구출 수요는 줄어드는 관계로 ‘살아남기’위한 경쟁을 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것 때문에 원칙과 안전을 소홀히 하게 되어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선교단체의 이름이나 성과가 아니라 탈북자들의 생명이다. 그것을 위해 ‘자기의 사역’들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구출인원이 줄어들면 바람직하고 안전한 사역루트로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같은 이유로 선교단체와 사역의 유지를 위해 억지로 수요를 맞추려는 부분도 더 심중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탈북여성들 가운데는 비록 인신매매로 팔려왔지만 좋은 남편을 만나 자녀도 낳고 비교적 안정하게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여성들도 있다. 그런데 구출 수요를 위해 과도하게 그들을 설득하여 한국으로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여성들 중에 간혹 중국에 남겨진 남편과 자녀도 데려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상황의 변화로 중국남편을 데려오지 않기 때문에 결국에는 가정이 파탄되기도 한다. 그것이 또한 탈북2세들의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 부분은 기독교 윤리적인 차원에서 더 심중히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2) 신앙양육

구출사역과 함께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역이 있다면 그들을 신앙적으로 양육하는 사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탈북자들이 자유를 찾아 남한에 오면 비록 북송이나 인권유린과 같은 불안과 위협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오랫동안 다른 체제와 문화에서 살아왔고 탈북 하는 과정에 많은 아픔과 상처를 입은 탈북민들이 남한사회에 정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까지 와서 정착에 실패하고 좌절하고 넘어진다면 어쩌면 생명을 걸고 이 땅에 온 것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정착보다 더 중요한 것이 탈북민들이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는 것이다. 또한 그 믿음 때문에 정착도 잘하는 것을 지금까지의 사례들을 통해 확증하였다. 믿음을 가진 탈북민들이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꿈과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고 그러다보니 직면하게 되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잘 극복하고 정착도 잘하고 있었다. 그래서 탈북민들에게 신앙이 필요하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남한 땅에서 탈북민들이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탈북민들이 남한 땅에 오는 순간부터 그들 앞에 자유로 포장된 수많은 유혹들이 열려있고 정착이라는 분주함들이 쌓여 있기 때문에 그들이 하나님을 알아가고 믿음 안에 온전히 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온전한 믿음이 있어야 한국사회에서의 첫 발도 잘 떼고 정착도 잘 할 수 있는데 그를 위해 한국에 입국하기 전에 그들이 믿음 안에 거하는 것이 바른 정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광야가 필요하다. 탈북민들에게는 그 광야가 바로 불안과 어려움 가운데 살아야했던 중국 땅이다. 광야에서 하나님을 확실히 만난 사람들은 처음 한국에 들어와서 여러 유혹에 흔들릴 때도 있지만 결국에는 믿음 안에서 자기의 길을 찾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에서의 탈북자 신앙양육이 그 어떤 사역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중요한 사역임에도 심중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는 부분도 없지 않아 존재한다. 우선은 그 중요성에 너무 크게 매달리다가 자칫 본의 아니게 탈북자들의 인권을 속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에게 성경을 몇 번 읽어야 한다든지 혹은 성경구절을 몇 구절을 암송해야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그것을 달성하여야 한국에 보내주겠다는 요구는 속박된 체제에서 살아온 그들에게 기독교도 북한체제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얽매고 속박하는 종교로 오해할 수도 있다. 실제적으로 중국에서 그렇게 훈련받았던 탈북민들이 성경도 수십 번 읽었고 성경구절도 수백 절 암송까지 하였지만 한국에 와서는 교회에 나가지 않은 경우들도 있다. 또 한국에 보내준다는 조건 때문에 신앙훈련을 받다가 공안에 체포되어 북송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탈북자들에 대한 인권문제가 제기되고 해외신앙양육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제기들도 나온다. 실은 중국 땅에는 여러 가지 위험들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탈북자들이 신앙양육을 받지 않고 빨리 떠난다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에 신앙훈련을 받는다고 해서 더 위험한 것도 아니다. 때때로 어떤 사고들은 사역자들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하기에 첫째도 둘째도 탈북자들의 생명안전을 첫 자리에 놓고 이 사역들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또한 여러 가지 문제제기 때문에 신앙양육 사역이 흔들리거나 중단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3) 탈북자2세 사역

탈북2세들을 돌보는 사역도 한국교회가 오래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사역이다. 탈북2세라함은 탈북여성들이 이러저러한 상황 때문에 중국인 남편들을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됨으로 태어난 아이들이다. 탈북2세들은 중국국적을 가지고 있어 북한에서 탈북한 아이들과 다르게 북송의 위험은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가 북한여성이라는 이유로 본의 아니게 부딪히게 되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다. 탈북2세들 중에는 부모를 따라 남한에 온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에서 살고 있다. 중국에서 살고 있는 경우는 부모들이 아직 중국에서 살고 있거나 아니면 엄마는 한국에 들어왔지만 아빠가 중국에 남아있는 경우 그리고 엄마가 북송됨으로 중국에 방치되어 있는 경우이다. 그 가운데 주된 사역대상이 엄마의 북송으로 방치되어있는 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 선교사들과 NGO들이 중국교회에 위탁하거나 협력하는 방법으로 작은 규모의 고아원들을 만들어 탈북2세들을 돌보는 사역들을 하고 있다.

탈북자2세 사역에도 몇 가지 유의할 부분들이 있다. 한국교회에서 이 사역을 할 때에는 특성상 중국교회나 사역자들에게 위탁하여 진행한다. 그럴 때에는 실지적인 상황을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 왜냐하면 간혹 사역을 담당하는 현지 사역자들이 한국교회들로부터 많은 자금을 받기 위해 탈북2세가 아닌 아이들로 머릿수를 채우거나 때때로 탈북자고아들이나 탈북2세 아이들이 한국에 갈 수 있는 길을 막고 인질처럼 붙들어두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2. 탈북민 정착 및 교육사역

1) 정착지원사역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정착지원사역과 다르게 한국교회의 탈북민들을 위한 정착사역의 주된 목적은 그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려는데 있다. 그러다보니 사회에 나오기 전에 먼저 연계점을 만들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탈북민들이 아직 하나원에 있을 때부터 그 사역들을 진행하고 있다. 몇몇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매주 주일마다 사역팀이 하나원에 들어가 탈북민들과 함께 예배하고 상담도 해주면서 그들에게 신앙의 필요성과 정착에 있어서 교회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탈북민들이 하나원을 수료하고 사회에 나오면 사회정착에 필요한 교육을 더 받아야 하는데 그 역할을 감당하는 기관이 하나센터이다. 일부 지역교회들이 하나센터와 연결하여 탈북민들의 정착을 돕기도 한다. 탈북민들이 처음으로 사회에 나와서 정착할 때 이 땅에 특별한 연고가 없는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돌려주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들이 필요하다. 그러한 사랑과 관심이 탈북민들의 마음을 열게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는 귀한 계기가 된다.

일부 교회들과 기독교기관에서는 취업센터나 카페 공장 같은 것을 만들어서 탈북민들의 정착과 취업을 돕기도 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이나 노동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탈북민들이 이곳에서 취직을 하거나 사업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회사들에서 외국인 노동자들보다 탈북민들을 꺼려하고 기피하는 것은 그들이 남한의 노동문화와 노동 강도에 잘 적응하지 못해 능률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탈북민들을 위해 취업센터를 통해서 남한의 자본주의 노동 시스템을 가르치고 또한 이런 탈북민들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포용하는 고용주들을 연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카페나 편의점 같이 탈북민들을 위한 소규모 사업장을 마련해 줌으로써 성공한 정착모델들을 계속 만들어 가는 것이 통일을 준비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착지원 사역에도 문제점들과 유의할 점들이 있다. 물론 아직 이 사역들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들을 겪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정착사역은 교회만이 감당할 수 있는 사역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기관의 도움도 필요하고 사회적인 협조도 필요로 하는데 그러자면 사회적인 홍보도 해야 한다. 때문에 자연히 결과물을 내는데 집착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예산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간혹 일부정착지원 사역이 사회적기업의 형태로 정부의 예산을 받는 기간 동안에 만 진행하다가 지원기간이 끝나면 ‘먹튀’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잘못된 형태를 교회나 그리스도인들이 따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착지원 사역에서 탈북민들에게 너무 물질의 중요성만 강조하다보면 그들의 신앙이 자라지 않는 것을 보게 된다. 탈북민들의 정착을 돕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하나님을 믿고 구원을 받게 하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2) 교육사역

교육사역은 탈북민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이다. 탈북청소년들 중에는 북한에서의 삶의 어려움과 탈북 과정의 교육 공백으로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남한 청소년들과 똑같이 정규교육을 받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다. 우선은 지식수준에서 차이가 나고 연령대도 차이가 난다. 거기에다 남한교육에 비한 북한교육이 추구하는 가치의 차이와 탈북과정에서 받았던 상처들이 있기 때문에 탈북청소년들이 한국의 일반학교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탈북민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들이 있기 때문에 더욱 어려워 한다. 물론 그 차이와 어려움을 잘 극복하면서 일반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도 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학교에 적응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들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여러 개의 대안학교들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천안 부산 등지에 세워져 운영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대부분은 교회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대안학교가 대부분이다. 대안학교들 중 교육부 인가를 받은 학교들도 있으나 대부분은 비인가 학교들이다.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에 비해 비인가 대안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은 검정고시를 준비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인가 학교나 비인가 학교나 할 것 없이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인가형 대안학교는 정부나 기업의 지원으로 청소년들이 검정고시도 따로 보지 않고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종교적 색채를 빼야하기 때문에 교회의 후원으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기독교교육이나 신앙생활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반면에 비인가형 대안학교들은 그런 부분에서는 자유롭지만 대신 청소년들이 검정고시를 준비해야 하고 후원이 원만하지 못한 경우 열악한 상황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간혹 학교운영이나 교사들의 자질에 대한 기준이 부족하여 전반적인 교육의 질 또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다는 아니지만 후원과 운영이 잘되는 대안학교들인 경우에 아이들에게 잘 해 준답시고 지나치게 청소년들의 삶과 환경의 눈높이를 올려놓아 부작용을 낳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다. 학교에 아이들을 모으기 위해 다른 학교와 차별화하느라 일반학교 학생들은 꿈도 꿀 수 없는 ‘귀족적’ 수준의 체험프로그램들 때문에 오히려 너무 받고 누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탈북청소년들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대안학교들도 위기에 놓여 있는데 정원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에서 태어난 탈북2세 청소년들에게도 이미 문을 열어놓고 있다.

대안학교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탈북청소년들끼리만 어울리다보니 청소년들이 앞으로 한국사회에 정착해감에 있어서 남한 청소년들과의 네트워크 형성 경험이 없어 사회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3. 교회의 탈북민 목회

탈북민들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역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역은 그들을 위한 교회의 목양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땅에 탈북민들을 허락하신 분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분께서 탈북민들을 보내신 것은 한국교회를 통해서 북한의 회복을 이루시기 위해서이다. 그 말은 곧 단지 배부르고 자유롭게 살라고 이 땅에 온 탈북민들을 보내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먼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을 받으며 또한 두고 온 고향과 그 땅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북한의 회복의 주체인 한국교회도 탈북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품고 섬길 때 복음통일의 사명을 더 잘 준비할 수 있음을 말한다. 해외에 있는 탈북자들을 보호하고 구출하는 것도 이 땅에 들어 온 탈북민들에게 정착지원과 교육지원을 하는 것도 결국은 그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여 더 큰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게 하기 위해서이다. 때문에 교회에서의 탈북민 목회는 모든 탈북민 사역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탈북민 목회는 현재 한국교회 안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데 크게는 중대형 교회와 작은 교회에서의 목회로 나눌 수 있다.

1) 중대형 교회에서의 탈북민 목회

중대형 교회에서의 탈북민 목회는 다시 탈북민 중심의 목회와 남과 북이 함께하는 형태의 통일목회로 나눌 수 있다. 탈북민 중심의 목회나 통일목회는 둘 다 공동체 중심으로 모이는데 모이는 목적에 따라 예배공동체와 사역공동체로 분류할 수 있다. 예배공동체는 교회 안에서 독립적으로 예배를 드릴 뿐만 아니라 때로는 세례나 성찬식까지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예배중심의 모임이다. 반면 사역공동체는 교회 전체 예배를 드린 후에 따로 모임을 가지는 형태인데 예배중심보다는 친교나 사역중심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① 탈북민 중심의 공동체

탈북민 중심의 예배공동체나 사역공동체는 말 그대로 탈북민 성도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동체이다. 그러다보니 그 안에서의 예배나 사역 등 모든 것이 대체로 탈북민들에게 맞춰져 있다. 물론 이런 공동체에도 남한 성도들이 참여하는데 봉사자 혹은 교사로 참여한다. 이런 형태의 공동체는 대체로 북한선교 사역의 일환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간혹 긍휼사역과 같은 특수사역의 범주에 속하여 진행되기도 한다. 탈북민사역을 긍휼사역 범주에 넣는 것은 탈북민들이 북한선교의 주체가 아닌 사회적인 약자라는 시각으로 보고 진행하기 때문이다. 탈북민사역이 북한선교사역 범주에서 진행되든 아니면 특수사역 범주에서 진행되든 간에 탈북민들의 특성과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에 관계없이 기존에 교회가 가지고 있는 틀에 집어넣고 사역을 하는 방식은 대체로 비슷했던 것 같다.

오랫동안 한국교회의 탈북민 사역은 남한교인들이 교사가 되어 탈북민들을 가르치는 형식을 유지했다.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탈북민들은 항상 ‘을’의 입장에 서게 되었다. 물론 교회가 의도적으로 그러한 구도를 만든 것이 아닌 일반적으로 새신자들이 오면 양육하는 구조를 탈북민들에게도 적용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양육을 받는 대상들이 같은 남한 지체들일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그들이 탈북민들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교회 안에 북한 지체들에 대한 신앙적 지식적 문화적 정신적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 안에 서 한 몸을 이루고 있는 평등한 지체라는 의식을 가질 수 없게 하고 따라서 서로를 향해 진정한 마음의 문을 열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역 방법이 남한 교인들에게는 북한선교를 위해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자긍심은 줄 수 있으나 역으로 탈북민들에게는 교회에서도 동등한 지체가 아닌 사역 ‘대상’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들을 위축시키고 결국에는 그들의 온전한 영적인 성장을 이룰 수 없게 한다. 이렇듯 한국교회의 전통에 집어넣고 진행하는 탈북민 목회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다.

② 통일목회 공동체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통해 새롭게 시작된 시도가 바로 남과 북의 성도들이 함께하는 통일목회 형태의 탈북민 사역이었다. 이 목회형태는 언뜻 보면 기존의 목회형태와 비슷해 보인다. 이런 형태의 공동체 안에도 탈북민 성도들과 남한성도들이 함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위치와 역할이 다르다. 기존의 탈북민 공동체는 남한성도들이 리더의 위치에서 탈북민 성도들을 가르치고 리드했다면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는 어느 그룹이 다른 그룹을 가르치고 리드하는 것이 아닌 서로를 그리스도 안에서 동등한 지체로 보고 함께 배우고 섬기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 공동체 안에서는 남한 지체들뿐만 아닌 탈북민들도 리더로 함께 섬긴다. 이 공동체 안에서는 남과 북의 성도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섞여서 말씀을 나눌 뿐만 아니라 또한 서로가 서로를 섬기기도 하고 서로에게서 배우기도 한다. 이러한 예배공동체가 더 건강한 통일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교회 안에서의 이러한 목회 형식에도 한계가 있다. 공동체 안에서는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준비해 가지만 공동체 밖 교회 전체에서 이 사역을 바라보는 시각들은 여전히 탈북민 예배요 특수사역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교회 담임목회자의 생각이나 비전에 따라 사역의 방향들이 이리저리 바뀔 때가 많다. 물론 교회 담임목회자가 북한선교와 탈북민 사역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교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경우는 괜찮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교회의 사역방향에 따라 관심을 받기도 하고 위축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여전히 교회 안에 있는 하나의 특수한 사역으로 남는다.

2) 소형교회 형태의 탈북민 목회

① 탈북민교회

탈북민 목회 형태에는 중대형교회 중심의 목회만이 아닌 작은 교회중심의 탈북민 목회사역들도 있다. 작은 교회의 탈북민 목회는 처음 탈북민 목회자 또는 북한선교의 사명을 가진 남한 출신의 목회자가 일반 교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민들을 위한 교회를 개척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런 교회들은 한국교계에 보통 탈북민 교회로 알려졌고 대부분 탈북민들로 구성되었다. 한국에 입국하여 일반 한국교회에 갔다가 적응하지 못한 탈북민 성도들 가운데는 일반 한국교회는 남한 사람들이 주인이기 때문에 저들은 계속 손님으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고 때문에 자기들만의 교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탈북민교회가 이젠 10년이 넘었고 지금은 전국적으로 30여개의 교회로 성장하였다.

이런 탈북민 교회에도 약간의 남한성도들도 함께하는데 대부분 다른 교회에서 기한을 정하고 섬기러 온 경우와 북한과 탈북민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일시적으로 오는 경우이다. 탈북민 교회에서 남한성도들은 대체로 봉사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자기의 교회로 여기기보다는 어느 정도 섬기고 떠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들은 보통 교회들에서 찬양팀이나 주일학교 교사 등으로 섬긴다. 남한 봉사자들이 탈북민 교회에 와서 섬기는 것은 탈북민 교회들이 보통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듯 큰 힘이 되던 봉사자들이 왔다가 떠나면 그 후유증 또한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반 남한 성도들이 똑같은 입장에서 교회에 함께하기에는 탈북민 교회라는 타이틀이 너무 부담이 된다고 한다. 탈북민들도 교회를 자기들만의 교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한 성도들이 들어와 자리 잡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탈북민 교회들은 여러 가지 열악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우선은 탈북민들은 모두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왜냐하면 워낙 탈북민들이 교회에 나오는 것을 힘들어하여 교인들의 숫자도 별로 없는데다가 보통 탈북민들의 재정적인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헌금도 많지 않고 거기에 믿음이 없어 헌금을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탈북민 교회들은 거의 외부의 지원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또한 탈북민 성도들이 대부분 제대로 된 신앙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교회를 함께 세워갈 리더십이 항상 부족하고 그것으로 교회 영적성장에 중요한 새신자 양육이라든지 돌봄과 같은 사역들을 이루는데도 계속적인 어려움들이 있다. 결국 탈북민 교회들의 어려움은 또다른 어려움을 낳는다. 한국교회가 탈북민 교회들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② 통일을 살아가는 교회(북한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몇 년 전부터 그동안 진행되어 온 탈북민사역들을 통해 얻은 경험들에 기초하여 한국교회가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통일을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미리 통일을 연습하고 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통일은 그리스도 안에서 사람의 통일이라는 것은 분명하기에 그 사람의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한국교회가 북한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면서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그동안 탈북민들을 섬기면서 깨달은 부분이었다. 남과 북이 오랫동안 갈라져 있었지만 그래도 같은 민족이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준비가 없이도 북한의 문이 열릴 때 올라가면 된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남한교회는 북한사람들에 대해 너무나 몰랐고 또한 준비가 없으면 그들과 하나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탈북민 사역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왜 탈북민들을 먼저 이 땅에 보내셨는지에 대해서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탈북민들을 이 땅에 보내신 것은 한국교회가 북한의 문이 열리기 전에 먼저 그들과 함께 통일을 연습하라고 보내셨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탈북민들이 어려움 때문에 어쩌다 이 땅까지 내려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물질로 그들의 마음을 달래려고 했고 부족하고 잘 모르는 그들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려고만 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는 그들과 하나가 될 수 없고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주실 통일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회 즉 남과 북이 하나가 되고 작은 통일을 살아가면서 이제 오게 될 더 큰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들이다. 이런 교회들은 위에서 언급한 탈북민 교회들과 외형상으로는 비슷해 보일지는 몰라도 목적하고 지향하는 바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교회 안에도 탈북민들도 있고 남한성도들도 있지만 위의 경우와 같이 탈북민 성도들은 교회주인으로 남한성도들은 봉사자로 있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지체로써 누가 누구를 주장하지도 않고 평등하게 함께하는 교회이다. 여기서는 남한이나 북한이라는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든 특별하게 취급하지 않을뿐더러 모든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지체로써 한 가족이 되며 서로가 서로를 섬기기를 원한다. 이런 교회들에 대한 여러 가지 명칭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나는 ‘통일한국에 세워질 모델교회’라고 부른다.

이런 유형의 교회가 이미 탈북민 목회자들과 남한 목회자들에 의해 여러 개로 확장되었다. 이런 유형의 교회들도 대부분 개척교회로 시작된다. 개척교회로 시작하였기 때문에 물론 이런 유형의 교회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탈북민 교회들보다 안정적이고 건강하고 또한 빠르게 성장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직 초창기지만 이 획기적인 교회들이 대한민국 땅 여러 곳에 계속해서 세워져가야 한다. 왜냐하면 이 모델이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해온 북한선교사역과 탈북민사역의 진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이 쇠락해가고 있는 한국교회를 다시 살릴 수 있는 미래 교회의 모델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교회가 특별히 이 모델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모델들을 통해서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통일에 대해 희망적인 마음을 가지느냐 아니면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느냐로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델의 교회에는 남북한 지체들이 함께 있기에 그들이 정말로 오랫동안의 분단으로 만들어진 ‘다름’의 상황을 복음으로 잘 극복한다면 사람들이 통일을 희망적으로 바라보고 또한 통일의 주된 역할들을 교회에 맡기게 될 것이다. 반면에 세상 사람들과 교회들에 남과 북의 사람들이 복음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게 비춰지면 남북의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그리스도 안에서 우주만물을 통일시킬 수 있는 복음의 능력까지도 불신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북한의 문을 여시고 이 땅에 통일을 허락하실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때문에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그 준비를 한국교회가 온전히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교회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탈북민 사역에서 반드시 시정해야 할 문제점들

1) 세속적인 관점

① 유행이 아닌 하나님의 사명으로

북한선교 현장에서 자주 느끼게 되는 부분은 하나님의 때가 다가오고 북한선교가 하나의 큰 흐름처럼 되다보니 북한에 대한 사명도 없이 무분별하게 이 사역에 뛰어드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문제이다. 심지어 북한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과 계획 때문에 이 사역을 하기보다는 북한선교 사역을 단지 교회의 성장을 위한 사역으로 생각하고 진행하는 경우들도 없지 않아 존재한다. 다른 교회에서도 다 하는데 우리도 안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 때문에 또는 침체된 교회의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북한선교나 탈북민들을 일시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행처럼 하기에는 그리고 교회의 어떤 목적 때문에 하기에는 그 후과가 너무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 사역에 뛰어들었다가는 교인들도 힘들어하고 또한 탈북민들도 상처를 받게 되어 결과적으로 한국교회가 통일을 준비하는데 나쁜 후과를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교회도 다 하기 때문에 또 시대적인 흐름 때문에 우리도 해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특별히 북한선교가 한국교회에 주신 사명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기도하고 준비해야한다. 잘못된 마음으로 시작된 북한선교사역은 지속적이지 못하고 좋은 열매도 맺을 수 없음을 지난 기간 동안의 사례들이 보여주고 있다.

② 물질이 아닌 사랑으로

아는 것처럼 많은 교회들에서의 탈북민 사역들이 돈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부분도 결국은 첫 번째 문제점에서 출발한 것이다. 탈북민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깨닫기 전에 마음이 앞서 우리 교회기 때문에 먼저 해야 한다거나 우리 교회 수준에서는 이 정도로 모여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높아진 마음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탈북민들에 대한 긍휼한 마음이 앞서서 힘들고 아픈 그들을 도와주려는 취지에서 시작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그렇게 시작하기 전에 앞으로 미치게 될 상황까지 좀 더 심중하게 생각하고 하나님 앞에 지혜를 구하면서 시작했더라면 오랜 시간동안 탈북민사역이 후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탈북민이기 때문에 교회에 출석하면 돈을 주는 것은 분명히 성경적인 방법이 아니다. 그것 때문에 탈북민들은 오랫동안 교회가 출근하면 돈을 주는 곳으로 오인해 왔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돕는 것은 교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하지만 교회가 도와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각 사람들의 상황에 맞게 그리고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하라는 성경적인 원리로 조용히 도와야 할 것이다. 물론 탈북민들 중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탈북민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그것도 교회의 출석에 따라 월급을 주듯이 지불하는 것은 잠시는 돈을 받는 탈북민들을 돕는 것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다.

그것은 우선 그들의 자립능력을 떨어뜨린다. 이 땅에 와서 최선을 다해 정착하기보다는 주일에 교회만 몇 번가면 적지 않은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살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탈북민들에게 돈을 주는 교회들에서 그 액수를 줄여서 한 달에 20만원 정도를 지불하지만 처음에는 많게는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었다. 거기에 다른 사람들의 눈을 속여서 이쪽저쪽 두 개의 교회를 출석하면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그렇게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주일에 교회만 잘 선택하여 가도 웬만하면 살 수 있는데 애써 힘든 일을 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또한 탈북민들이 하나님의 사명자로 준비되는데 지대한 해악을 끼쳤다는 것이다. 돈으로 조종되는 마음에 온전한 믿음이 자리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물론 돈을 지불하는 대가로 성경공부도 시키고 양육프로그램에도 참여시키지만 마음의 깊은 곳에서의 변화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불하던 돈을 끊으면 당장에 이단교회든 어떤 교회든 돈을 주는 다른 교회로 옮겨가는 것이다. 돈을 주는 교회들에서는 그 가운데 믿음을 가진 탈북민들을 거들면서 열매가 있다고 변명한다. 물론 열매가 전혀 없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그런 형태의 탈북민 사역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변화된 얼마 안 되는 탈북민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탈북민들이 교회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하나님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마음들이 더 굳건히 닫혀버렸기 때문이다.

비단 탈북민들에게 돈을 지불할 능력을 가진 큰 교회들에서만 이런 형태의 사역들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북한 사역을 하는 작은 교회들 중에도 개척교회들 중에도 돈으로 탈북민들을 모으는 경우들이 있다. 큰 교회는 교회의 재정을 가지고 그런 형태의 사역을 하지만 작은 교회들은 다른 교회들에서 후원을 받아서 그런 형태의 사역을 한다.

돈을 주면 탈북민들을 교회에 모으는 것은 비교적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탈북민들의 영혼을 그리스도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행위이다. 탈북민들을 교회에 많이 모으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들이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탈북민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 일들을 감당할 수 있겠지만 북한의 문이 열릴 때 2천 5백만의 북한사람들을 교회로 모으기 위해 얼마만한 재정을 준비해야 하는가? 또 교회에서 돈을 받는 것에 익숙했던 탈북민들이 고향에 올라가 하나님을 전할 때 교회에 오면 돈을 준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교회에서 돈을 받은 탈북민들이 그것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회사에 출근하면 월급을 받듯이 교회에 출석한 대가로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분명히 탈북민들 가운데도 물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탈북대학생들 중에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특히 가족이 없이 홀로 이곳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탈북대학생들은 더욱 그렇다. 피타게 노력하여도 따라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남한 대학생들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여 대학을 다니면서 점심을 굶고 통신비도 못 내고 있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대학생들에게는 교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물론 탈북대학생들이라고 하여 다 상황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탈북대학생들 중에 여기저기서 장학금을 받아 오히려 여유롭게 생활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교회들에서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해서 탈북대학생들이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조용히 도와주어야 한다. 대체로 탈북대학생들에게 매달 일률적으로 장학금을 주기 때문에 그런 교회들이 다 알려지게 되고 탈북민 교회들과 작은 교회에 출석하던 학생들까지 장학금을 주는 교회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오히려 장학금을 줄만큼 여유가 있는 교회들은 그럴 수 없는 탈북민 교회들과 남과 북이 함께하는 모델교회들에 출석하는 어려운 탈북대학생들도 한두 명을 맡아 도와줄 수 있다면 교회의 연합과 통일선교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하며 제안해 본다.

탈북민들을 교회로 인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이 있기에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북한에서와 탈북하여 중국에서 살아오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주고 또한 그 사랑으로 그들을 품어준다면 분명히 하나님 앞에 나오게 될 것이다. 고향을 떠나 낮선 곳에 와서 외로운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관심이고 사랑이다. 그런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변화된 탈북민들이 또한 저들이 받았던 사랑을 고향에도 전하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물질만 바라고 준비되지 않는 백사람의 탈북민이 교회에 모여 있는 것보다 준비된 한 사람의 탈북민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북한의 회복과 통일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③ 세상적인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관점으로

한국교회 안에 세속적인 기준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을 대할 때에도 세상적인 기준과 가치관을 가지고 평가할 때가 많다. 이미 한국교회에서는 1등이라든지 최초라든지 최고라는 세상적인 기준이 중요한 가치관이 되어 버렸다. 그러다보니 교회에서도 북한에서 어떤 일을 하였는지 어떤 대학을 나왔는지 어떤 가문에서 태어났는지가 탈북민들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탈북민들이 한국교회에서 인정받자면 신앙보다는 우선 북한에서 좋은 대학을 나왔어야 하고 높은 지위에 있어야 하고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야 한다. 교회가 세상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이런 생각을 가진 교회가 어떻게 북한을 품고 회복할 수 있을지 한 숨이 나오기도 한다. 교회에서 탈북민 초청 간증집회 같은 것을 하여도 초청된 사람의 믿음이나 신앙의 경험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에서 어떤 학교를 다녔고 어떤 지위에서 어떻게 누리며 살았느냐이다.

탈북민들은 한국교회의 생리를 너무 잘 간파하고 있기 때문에 바른 믿음이 없는 사람들은 한국교회를 이용하기까지 한다. 한국교회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 북한에서의 학력도 위조하고 지위도 엄청나게 부풀린다. 다는 아니지만 일부 탈북 신앙인들도 북한에서 김일성대학을 나왔다고 학력을 위조하고 북한에서 특별한 지위를 누렸다고 거짓말을 하며 한국교회를 우롱하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한국교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왜 세속적인 가치관으로 탈북민들을 평가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신앙이고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비전과 사명인데 왜 세속적인 잣대를 들이대는가? 그것 때문에 탈북민들이 잘못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사람들을 세우고 평가할 때는 그들의 학력이나 지위가 아닌 믿음으로 평가해야 한다. 1호 박사라든지 1호 배우라든지 1호 목사라든지 하는 용어는 탈북민들에게 헛된 것을 추구하게 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2) 탈북민들을 이용하는 행위

간혹 탈북민 구출이나 탈북민 사역을 하는 목회자나 사역자들 가운데서 그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중국에서 탈북자 구출사역을 한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 간혹 그 부분을 언론에 노출시키고 인기를 얻으려는 시도들이 있다. 그렇게 하면 세상의 주목을 받고 후원금은 모일지는 모르겠으나 탈북하여 중국 땅에서 방황하는 탈북민들에게는 더 큰 고통을 안겨주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남한에 오는 탈북루트를 언론에 공개적으로 오픈하게 되면 중국당국을 자극하여 탈북민 색출을 강화하게 되고 또한 힘들게 열린 탈북루트가 폐쇄되어 더 많은 탈북자들이 남한 땅에 오는 것이 어렵게 된다. 북한사역 특히 탈북민 사역을 하면서 드러낼 것이 있고 드러내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공명심과 욕망으로 경솔하게 드러낸 탈북자관련 사역들도 그들의 생명이 위협을 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와 비슷한 경향의 탈북민 사역에 한국교회 안에서도 일어난다. 간혹 목회자들과 사역자들 가운데 이것저것 다 해보다가 안 되면 탈북민 사역을 하는 경우가 있다. 요즘 북한선교와 탈북민이 교계와 세간의 관심이니 그 일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발을 들이미는 경우도 있고 다른 하나는 탈북민 사역을 하면 정부나 또는 교계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역들로 하여 탈북민 사역에 바른 기준들이 무너지고 그것 때문에 탈북민들이 혼돈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남한 사역자들과 교회에 대한 전체적인 불신을 낳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바른 마음으로 이 사역을 하는 목회자들과 북한선교 단체들이 연합하여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탈북민 사역들에 대한 필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

나가는 말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북한의 회복과 통일을 준비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탈북민 사역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물론 저 한사람의 경험과 관점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복음통일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탈북민 사역이 정말로 중요하기 때문에 지난 기간 이 사역을 위한 많은 수고와 헌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더 잘 감당해야 하기에 칭찬과 자랑보다는 냉철한 지적에 무게를 실었다. 정말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수고하는 많은 북한선교 사명자들이 있다. 저 역시 탈북민의 한사람으로써 그들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이 훨씬 크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온전한 수고와 헌신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이 지면을 통해서 그러한 격려와 칭찬이 부족했을지라도 하나님께서 갚으실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난날의 경험과 실패를 통하여 한국교회가 더 잘 준비될 때 복음통일의 날이 앞당겨지게 될 것이다.

바른 탈북민 사역은 복음통일의 관문을 열 수 있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이 땅에 먼저 온 3만 명의 탈북민들을 한국교회가 온전히 품고 세울 수만 있다면 하나님께서 북한의 문을 여실 때에 그 곳에 있는 2천 5백만의 동포들을 복음화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 땅에 남아있는 북한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이미 그 땅에서 아픔과 고통을 겪었고 그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탈북민들이 준비된다면 누구보다도 더 그 사명들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교회도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보내신 탈북민들을 품고 그 일을 함께 준비해 가면서 얻은 소중한 경험으로 통일한국에서 사람의 통일을 이루는데 귀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일에 한국교회가 부름을 받았고 우리 모두도 그 가운데 서있다. 주님의 마음과 사랑을 가지고 그 뜻 안에서 우리의 삶을 불사름으로 인하여 마침내는 고통과 절망의 사슬에서 북한 동포들이 해방되어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듭나게 될 그날을 위해 힘들지만 주님의 뜻에 더욱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하여 그 영광스러운 회복을 이루기를 소망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