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직무대행을 맡은 지 한 달이 지나가는 김용호 변호사의 계획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됐다. 지난달 14일 첫 청문회를 했던 한기총 직무대행 김용호 변호사가 지난 6일 오후 2시 한기총 대표회장실에서 일부 기독교계 연합·단체들과 좌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첫 청문회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이번 청문회도 비공개로 진행됐다.

일부 개혁보수 단체들과 진보연합세력이 모인 이날 청문회는 한기총 해체를 주장하는 개혁단체들과 반대로 한기총의 자정을 요구하는 연합기구 관계자 11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부분 한기총 해체를 주장했다고 알려졌다. 개혁세력들은 “교회연합사업인 에큐메니칼을 하기 위해 한기총이 할 일은 없다”고 비난하며 “한기총이 필요하냐”고 강하게 반문했다. 한 관계자는 “교회가 모인다고 하나님이 다 기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기총 사태를 ‘바벨탑’에 비유했다. “교회가 서로 협력해 하나된 것이었다면 좋겠지만 한기총은 연합 단체가 아닌 힘 있는 대형교회가 모여 바벨탑을 쌓고 있는 단체”라며 “한기총은 자정능력을 상실해 이제는 해체만이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수는 한기총의 자정능력 회복과 개방 개혁을 강조했다. 어느 목회자는 “브레이크가 고장이 난 차를 바로 폐차하지 않고 고쳐 쓰는 것같이 한기총도 제도와 시스템을 고쳐 발전해야 한다”며 “해체가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이 단체를 만들어봤자 그 인물들이 그 인물들이다”라며 현 한기총의 정관과 선거제도를 손봐야 할 것을 제기했다.

이들은 또 “누구나 ‘다시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낮춰 젊은 인재들을 세워나가야 한다”며 현 정관을 지적했다. 또 선거뿐 아닌 현직 정권에 대한 감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발전적 대안도 제시됐다.

이날 모인 대부분의 단체장들은 한기총 해체론에 대해 논의하며 공통으로 ‘교단장협의회’를 대안으로 꼽았다. 교단장의 행사권도 원로들이 아닌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는 현직 교단장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좌담은 2시에 시작해 오후 5시 약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같은 시각 한기총 세미나실에서는 한기총 길자연 목사측 인사들이 기도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