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목회포럼이 종교개혁 496주년을 맞아 기념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미래목회포럼(대표회장 오정호 목사)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종교개혁 496주년 기념포럼’을 개최했다. ‘오늘의 교회개혁과 사회변혁’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선 임희국 교수(장신대) 김성건 교수(서원대) 이상규 교수(고신대)가 발제자로 나섰고 이윤재 목사(분당 한신교회) 정종훈 교수(연세대)가 패널로 참여했다.

먼저 ‘교회와 사회를 개혁한 16세기 스위스 취리히 종교개혁’을 제목으로 발표한 임희국 교수는 “종교개혁자 츠빙글리는 16세기 스위스 취리히에서 교회와 사회를 함께 개혁했다”며 “오늘날 복지사회를 이룬 취리히는 그 당시 종교개혁의 유산을 지금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개혁교회는 16세기 스위스 도시국가 취리히의 교회 개혁으로 시작됐다. 종교개혁자 츠빙글리가 이 도시의 교회로 부임하고 본격적으로 교회개혁을 이끌면서 개혁교회가 탄생했다”며 “취리히의 종교개혁은 성경번역운동이라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당시 도시국가의 대중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종교개혁의 중심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교회갱신운동과 더불어 사회변혁운동이 병행됐다. 시 당국은 종교개혁자들과 함께 가난한 자들 병든 자들을 돌보는 복지정책 등을 펼쳤다”며 “그리스도의 사랑이 교회 밖 이웃에게 복음의 능력으로 드러나고 이로 인해 하나님 나라가 세상 속에서 증언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츠빙글리 종교개혁과 개혁교회의 유산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성건 교수는 ‘종교개혁과 종교의 사회적 역할: 한국 개신교를 중심으로’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종교는 기본적으로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종교는 또한 분명히 사회적 현상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종교가 사회적 현상이란 말은 종교가 어떤 식으로든 모종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사회정의’에 대한 성서적 가르침을 지금까지보다 한층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신학대학의 보수적 커리큘럼을 바꾸어 현실 사회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며 균형 잡힌 이해를 가능케 하는 사회과학 분야 강좌의 개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임희국 교수 김성건 교수 이상건 교수 김권수 목사(좌장) 이윤재 목사 정종훈 교수.

마지막 발표자인 이상규 교수는 “종교개혁과 한국교회의 개혁’을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16세기에 일어난 교회개혁운동을 우리는 흔히 ‘종교개혁’이라고 하지만 ‘교회개혁’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며 “개혁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하나님의 교회였고 하나님의 참된 교회 건설은 그들의 일관된 개혁정신이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종교개혁은 단순히 교리적인 개혁운동만이 아니라 영적부흥운동의 성격이 있었다. 교리적인 개혁이 영적 쇄신운동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것은 이념화 혹은 이데올로기화되기 쉽고 반대로 영적 쇄신운동이 건전한 교리적 기초를 지니지 못하면 신비주의적 혹은 주관주의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며 “그렇기에 가장 이상적인 교회개혁은 교리적 개혁과 영적 부흥의 성격을 동시에 지녀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종교개혁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교회 공동체에 미땅히 있어야 하는 영적 권위를 회복하는 일이고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자성”이라며 “종교개혁을 16세기의 역사적 사건으로만 이해해선 안 된다. 데오도 배자가 말했듯이 교회는 개혁되었으므로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 이런 정신이 오늘 한국교회로 하여금 종교개혁의 정신에서 한국교회의 반성적 성찰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패널로 참여한 이윤재 목사는 “교회의 사회적 개혁은 사회적 동기 때문이 아니라 개혁자의 내면적 동기로부터 와야 한다”며 “루터가 그랬고 웨슬리가 그러했다. 개혁자들이 그들의 개혁을 통해 결과적으로 어떤 사회적 개혁을 이루었다 해도 그것이 개혁의 목적이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돌아갈 것은 종교개혁의 내면적 동기이지 그 외적 열매가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