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하지 말고 뜻이 있는 곳에 지갑을 열어라”는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의 주장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 마음이 있다면 돈을 내는 것이 옳다”고 말하는 그의 페이스북 모금이 연이어 놀라운 액수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다.

아프리카 말라위에 말라리아가 창궐하자 모기장을 보내자는 김 목사의 글 한 문장에 성도들은 8000만원을 순식간에 모았다.

북한 내에서 쌀값이 폭등하자 단순히 ‘쌀값을 내려서 시장을 조정하자’는 생각으로 모금을 시작했고 곧 북한 시장에 쌀 수백 톤을 풀어서 쌀값을 1/8 수준으로 낮춘 적도 있다.

김 목사가 페이스북을 시작한 지 1년. 그동안 7억 4억 1억 수천만원 등 각각 모금액은 다르지만 이슈마다 성도들은 지갑을 열었고 지금도 여전히 아낌없이 주는데 길들여져 있다.

김 목사는 지난 5일 미래목회포럼이 주최한 한국교회 종교개혁 495주년 기념강연에서 ‘복음을 원한다면 지갑을 찢어라’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그는 민감한 돈 이야기를 서슴없이 거론하며 교회가 세상에 좀 더 돈을 써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목사에게는 별명이 있다.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 ‘세계에서 돈 이야기 제일 잘하는 목사’이다.

김 목사는 교회에서 청년들에게 돈을 사용하는 방법부터 가르친다. ‘복음을 원한다면 지갑을 찢어라’라는 제목의 책을 낸바 있는 그는 “상대의 어려움을 보고 가슴이 아프거든 가슴을 찢지 말고 지갑을 찢어라”라고 말한다.

김 목사는 자신이 페이스북을 통해 계속해서 모금을 하는 이유에 대해 “돈이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돈을 걸고 해야 진짜라고 생각해서”라고 밝혔다.

예장통합측 목회자이지만 돈과 관련해서는 감리교의 창시자 웨슬레를 닮아 있는 모습이다.

어딘가에 뜻이 있다면 지갑을 걸고 하는 것이 진심이 담긴 거라고 말하는 그는 돈으로 일을 하느냐고 비난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돈을 내기 싫다는 비겁함도 숨어있는 거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목회하는 사람들은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집을 팔아서 사업비를 마련하고 올인해서 실패하면 쪽박이라도 차겠다는 각오로 임한다.

사업이 실패하면 당사자가 망하는 줄 알기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어느정도 신뢰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우리는 교회 자신을 위해 쓰는 돈이 너무 많고 사업비가 없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에게 자꾸 밟히는 것”이라며 “교회도 스스로 쓰는 돈을 줄이고 세상을 향해 지갑을 찢어야 한다. 그래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배타적인 한국인이 개신교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비결은 개신교의 나라사랑 정신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개신교가 중심이 되어 담배를 끊고 돈을 모아 나라 빚을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을 펼쳤고 할머니들은 금비녀를 모아 빚을 갚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또 당시 한국교회는 예배당을 짓기보다 학교와 병원을 지었고 고종 황제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종교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개신교의 성장은 100주년을 기점으로 꺾였다. 가톨릭은 200주년을 맞던 이때부터 급성장을 거듭해왔다.

김 목사는 “당시 예장통합은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40억원의 예산을 들여 연지동에 백주년기념관을 지었다. 하지만 가톨릭은 200주년 기념사업으로 11억원 밖에 예산을 조성하지 못했지만 맹인 개안수술에 전액을 사용했다”면서 “여기서부터 이미 판세는 갈렸다”고 생각을 밝혔다.

당시 200만명이던 가톨릭은 오늘날 600만명으로 증가한 반면 1200만을 자랑하던 개신교는 현재 700만 정도로 줄어들었다.

김 목사는 “다시 기운을 차려서 운동력을 가지고 영광을 회복해야 하는데 가장 기본이 지갑을 찢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교회 스스로는 절약하고 세상을 열심히 섬겨서 땅에 떨어진 하나님의 영광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