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들이 이처럼 마지막 순간에 ‘온전한’ 사랑을 실천 수 있었던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아 살았기 때문이다. 갈등과 불신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오늘 상황에서 ‘순교신학’이 ‘
증오의 신학’이 아닌 ‘사랑의 신학’이 돼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
▲13일 종교교회에서의 ‘미래교회를 위한 순교의 영성 포럼’ 모습©뉴스미션 |
순교적 신앙의 전통 다시금 교회와 삶속에 확립해야
사순절 기간을 맞아 미래목회포럼(대표:신화석목사)은 13일 오전 7시 광화문 종교감리교회
(담임:최이우목사)에서 ‘미래교회를 위한 순교의 영성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임희국 교수(장신대)와 이덕주 교수(감신대) 그리고 배본철 교수(성결대)가
발제를 했다. 이들 발제자들은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해결책
중의 하나로서 ‘순교적 영성의 보편적 실행’을 꼽았다. 잃어가고 있는 순교적 신앙의 전통을 다시금
교회와 삶속에 확립하는 길이 곧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영성을 회복케 할 분명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이에 이덕주 교수는 “순교자들의 면면을 보면 순교 이전의 신앙과 목회에서 이들은 이미 ‘순결한’
신앙의 삶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면서 “순교자들의 신앙과 희생에서 오늘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배본철 교수도 “현대 한국교회의 저하된 도덕성과 세상 앞에 영향력을 잃은 영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뚜렷한 대안은 무엇보다도 잃어가고 있는 순교적 신앙의 전통을 다시금 교회와 삶속에 확립하는 길”
이라고 말했다.
‘저항의 순교’ 인식 증오와 갈등만 재생산할 뿐
이를 위해 발제자들은 그간의 잘못된 이해에서 벗어나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순교 신학의 정립이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임희국 교수와 이덕주 교수는 ‘저항의 순교’ 인식에서 비롯되는 ‘증오’
와 ‘불신’ 대신 ‘사랑의 순교’에서 기인하는 ‘용서’와 ‘화해’를 제안했다.
임 교수는 “한국 개신교가 이해하는 순교의 성격은 신사참배강요를 거부한 저항과 공산주의에 대한 저항
으로 특징지어지는 ‘저항의 순교’인 관계로 ‘순교자=민족주의자 또는 반(反) 공산주의자’라는 기억이
개신교에 깊이 뿌리가 내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에 “해방 후 전개된 한국교회의 순교기념 사업에 일본과 공산주의에 대한 증오심과 불신감이
깔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이런 것들을 청산하지 않는 한 순교 기념사업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증오와 갈등만 재생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교수는 “증오와 불신의 고리를 끊고 용서와 화해를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순교 신학이
필요하다”면서 “주기철 목사의 신앙과 순교는 증오와 불신을 넘어 사랑과 화해로 나가기 위한 새로운 순교
신학 정립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좌로부터 임희국 교수 이덕주 교수 배본철 교수©뉴스미션 |
21세기 현대에는 ‘맘몬에 대한 백색 순교’가 필요
이 외에도 발제자들은 오늘날 점차 바뀌어가는 순교적 환경과 새로 일어나는 신앙 세대들을 위한 새로운 순교
신학 및 순교적 영성의 보편적 실천이 가능키 위해 한국교회에 요구되는 것에 대한 대안 제시도 잊지
않았다.
‘맘몬에 대한 백색 순교’와 ‘녹색 순교’ ‘순교적 영성에 대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 개발’ 등이
그것이다.
임희국 교수는 “현 시대는 사람의 마음을 경제제일주의 가치관으로 물들이는 맘몬의 힘에 맞서는
새로운 형태의 순교신앙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돈을 하나님처럼 섬기는 물신주의 풍조에 빠져들지
않도록 교회는 ‘백색 순교’를 선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또 “하나님 없이 바벨탑처럼 높이 쌓아 올린 현대문명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한 현실을
개탄하면서 교회는 ‘녹색 순교’를 선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본철 교수는 “오늘날 교회 안에 만연된 너무 가벼운 기독교 문화들은 진지함이 결여됐을 뿐 아니라
유혹이나 시련을 견디지 못하는 나약한 크리스천을 만들어 낸다”며 한국교회를 힘 있게 세울 순교적
영성에 대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래교회를 위한 순교의 영성 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