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다시보기서비스’ 중단 조치

[티브이데일리=박병욱 대중문화 전문기자]

시청자의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은 여전하다. 이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그래서 TV드라마의
소재가 될 수 있는 동성애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없는 것’처럼 ‘있어서는 안 되는 존
재’처럼 부정적 시각을 갖는다.최근 며칠 동안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앞이 시끌벅적했다. 밀려드는 
항의 방문객과 계속된 1인 시위 때문이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 ‘드라마스페셜 시즌2-클럽 빌리티
스의 딸들’(한준서 연출 손지혜 극본)에 격분한(?) 사람들이 “KBS 김인규 사장과 이 드라마를 구성하고 제작한 작가 및 PD는 사퇴하라”며 벌인 항의 방문과 릴레이 1인 시위였다.항의 시위는 KBS가 이 드라마의 다시보기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면서 종결됐다. KBS는 11일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은 19세 이상 관람 가인데다 사회적 논란거리를 이슈로 다뤘는데 비판능력이 부족한 청소년 시청자들을 고려해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KBS가 ‘19세 관람 가’를 이유로 들어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방송 이후 이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의외였다. 시청자 평가는 대개 악평과 호평이 적당히 섞여 나타난다. ‘주례사 평가’는 드물다. 그 반대의 경우도 흔하지 않다. ‘주례사 평가’란 좋으면 좋다고 나빠도 좋다고 반응하는 평가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주례사 평가’와는 정반대로 ‘비판적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오죽했으면 KBS가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을까. 비난 여론의 중심에는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있었다. 미래목회포럼은 ‘동성애를 조장하지 말라’는 9일자 논평에서 “누구든지 인권은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런 이유로 사회병리 현상을 키우거나 조장해서는 안 된다”라며 “동성애의 가장 큰 문제는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어렵고 질병 확산과 자녀 출산을 막아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미래목회포럼은 기독교계의 영향력 큰 목회자 모임이다.이들은 “공중파는 국민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실제로는 사회에 유익한 작용을 하기보다 잘못된 가치관을 심는데 앞장선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성에 대한 인식을 모호하게 하고 심각하게 비호하며 미화하는 프로그램의 방영은 특히 공영방송이라는 KBS의 도덕적 책임을 외면한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클럽 빌리티스의 딸들’ 제작진은 방송 전 드라마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조금은 힘든 그들의 삶과 사랑 사실 그들도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방송관계자들은 “비교적 이 기획의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KBS는 이 드라마의 시청자 반응에 따라 4부작 8부작 12부작 등 유연한 연작드라마 혹은 주간 시추에이션물을 제작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항의 시위와 논평 발표에 이어 누리꾼 반응까지 비난 일색으로 기울어지자 결국 다시보기 서비스 중단이란 ‘수모’를 감수하기에 이르렀다. 또 담당 CP는 “내가 맡고 있는 동안에는 더 이상 동성애 드라마를 만들지 않겠다”라며 백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