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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추진하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위원장 윤경로장로)는 지난달 29일 한국언론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월 말 출간 예정인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할 친일 인물 4776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편찬위는 이날 친일파를 “을사조약 전후부터 1945년 8월15일까지 일본제국주의의 국권침탈, 식민통치,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함으로써 우리민족 또는 타민족에게 신체적, 물리적, 정신적으로 직ㆍ간접적 피해를 끼친 자”라고 정의하며 “다만 사전 수록 대상자 선정기준은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친일의 개념을 보다 정치하게 다듬어 엄격하게 제한했다”고 밝혔다.
또한 선정원칙은 “자발성과 적극성을 중점으로 평가하되, 반복성과 중복성, 지속성 등도 함께 고려하였다”고 설명했다. 지식인과 문화예술인은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하여 엄중한 책임을 물었으며, 군, 경찰, 헌병 등 식민통치 폭압기구 복무자들도 엄격하게 다뤄졌다.
이번 친일인명사전에는 매국, 관료, 사법, 종교, 문화예술, 교육 등 총 16개 분야 4776명(중복자 431명 포함)의 명단이 수록될 예정이다. 이 중 종교분야는 총 202명이 선정되었고 종교별 분포로는 개신교가 5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불교(54명)와 유림(53명), 천도교(30명)가 그 뒤를 이었다. 가톨릭은 7명에 불과했다.
한편 교계에서는 이번 친일인명사전 명단발표에 대해 “너무 성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계와 관련학계는 “표면적인 것만 고려해서 친일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올바른 역사의 이해와 해석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좀 더 신중하고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했음을 지적했다. 편찬위원장 윤경로장로는 송창근목사, 이명직목사, 윤치호장로 등 개신교 지도자들이 명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 각 교단의 반발이 이어지자, “민족에 기여하고 공헌한 것에 비하면 친일 행위는 극히 적다”며 “특정인물을 매도하려는 것이 아니라 역사화 작업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친일’이라는 단어가 지닌 상징적 의미로 인해 이번 발표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연구소와 편찬위원회는 이날 수록대상자 명단을 발표한 후, 60일 간에 걸쳐 유족 또는 관련 기념사업회의 이의제기를 받는 한편 학계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친일인명사전은 총론편 1권, 인명편 3권, 부록 3권 등 총7권으로 구성되며, 이 중 각계가 주목하고 있는 인명편 3권이 오는 8월 우선 발간된다. 연구소와 편찬위원회는 친일인명사전 발간에 이어 일제협력단체사전(국내 중앙편지방편해외편) 4권, 식민지통치기구사전 1권, 자료집 4권, 백서 1권 등 총 17권의 친일문제연구총서를 2015년까지 완간할 계획이다.
기독교 친일파지도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갈홍기 강도원 고한규 곽진근 구연직 구자옥 김관식 김길창 김수철 김영섭 김우현 김응순 김응태 김인영 김종대 김진수 김형숙 김활란 남천우 박마리아 박연서 박현명 변홍규 송창근 신후식 신흥우 심명섭 양주삼 오문환 유일선 유재기 유형기 윤치소 윤치영 윤치호 윤하영 이동욱 이명직 이문주 이용설 임학수 장운경 장홍범 전필순 정상인 정순모 정인과 정춘수 조승제 채필근 최지화 최활란 한석원 홍병선 홍택기 황종률. <가나다순>
<성기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