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 때는 개신교 신자가 1%도 안 됐지만 민족 대표의 절반을 배출했습니다. 지금은 인구의 25%가 개신교 신자인데 민족 대표를 뽑으면 몇 명이나 포함될지 의문입니다."

개신교의 대표적 초교파 목회자 조직인 미래목회포럼이 고명진(57·사진) 수원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를 대표로 하는 새 체제를 출범시켰다. 지난 2003년 발족한 미래목회포럼은 '교회를 교회답게'라는 표어를 내걸고 종교인 납세 담임목사 대물림 존엄사 동성애 등 개신교계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여 해법을 제시해 왔다.

"한국 개신교는 교인을 늘리고 예배당을 짓는 등 교회 성장에 너무 치중해 왔습니다.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성경적 관점에 입각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미래목회포럼은 출발했습니다."

12개 교단의 목회자 3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미래목회포럼은 내년에 '한국 개신교 선교 130주년 대회'와 '한국 교회 핫이슈 100선 백서' 발간을 중점 사업으로 정했다. 한국 개신교의 뿌리 찾기를 통해 초심(初心)을 되새기고 교회의 과제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또 차세대 리더십을 양성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작은 교회 목회자와 부교역자에 대한 교육 지원에도 힘쓸 계획이다.

고명진 목사는 꼭 하고 싶은 일로 '신학이 있는 목회'의 확산을 들었다."신학적 뒷받침이 없는 목회가 목회자 우상화와 부패를 초래하기 때문에 목회자들이 올바른 신학적 지식을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 교회를 둘러싼 분규와 추문이 끊이지 않는 데 대해 고명진 목사는 "교회 지도자들이 예수님의 삶에서 너무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예수님은 섬기고 죽으러 세상에 왔는데 목회자들은 섬김을 받으려 합니다. 목회자부터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고명진 목사는 "'예수님은 좋지만 예수쟁이는 싫고 기독교는 OK이지만 교회는 NO'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교회가 세상의 희망'이란 말이 나오려면 박해받으면서도 빛과 소금이 됐고 가난하지만 화목했던 초대 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